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샨티샨티의 도시 분디. 평화로운 이 도시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던 핫플레이스가 있었다.이곳은 따뜻한 햇살이 내려쬐는 날,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오는 날, 눈 앞에 잔잔하게 흐르는 호수를 보며 식사를 즐기거나 짜이 한잔 혹은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장소였다.  


나만의 핫플레이스 Lake View Garden Restaurant

Lake View Garden RestaurantLake View Garden Restaurant장식

이곳은 내가 머물던 숙소와 가까이 있었다. 가까이 있었지만 분디를 떠나기 이틀전까지는 이곳에 들어가보지 못했다.

분디에 온 첫날. 한 호텔에 있는 식당에 갔었다. 음식 퀄리티에 가격이 너무 비싸 최악의 저녁 식사를 했었다.

이때 호텔이나 숙소와 함께 있는 식당은 가격은 비싸고 전체적으로 퀄리티가 나쁘구나라고 생각했다.

Lake View Garden RestaurantLake View Garden Restaurant호수

Lake View Garden Restaurant은 게스트하우스도 함께 운영하고 있었으며 우리 눈 앞에 보인 건 호수 앞에 놓인 하얀 테이블이였기에 여기는 당연히 가격이 비쌀거야 라는 선입견을 갖고는 들어가보지 못했던 곳이다.

그러다가 밥은 못먹어보더라도 호수 보면서 '차'는 한 잔 마셔보자 해서 들어간 곳이 여기였다.메뉴를 보고는 깜짝 놀랐는데, 너무나 합리적인 가격과 다양한 메뉴 때문이었다.


아버지의 치킨요리

 이곳에 주인아저씨에 귀여운 초등학생 아들은 언제나 우리에 주문을 받아 가곤 했다. 우리는 항상 튀김옷은 입히지 않았지만 기름에 튀겨낸 치킨을 주문하곤 했는데 이 곳에 치킨은 인도에서 먹었던 어느치킨보다도 훌륭한 맛을 가졌다.


토종닭을 먹는듯한 쫄깃한 식감과 후추와 소금으로 적절하게 간을 한 치킨에 맛에 중독되 하루에도 2번씩 여기 치킨을 먹곤 했다. 주문을 하고 요리가 나올 때 까지는 시간이 꽤나 오래걸렸다.

Lake View Garden RestaurantLake View Garden Restaurant 주인아저씨

우리가 생각하는 식당의 주방이 아니고 가정집에 일반 주방을 사용하는 이 식당에서아저씨는 혼자 요리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걸릴수 밖에 없었다.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던건 시간동안에 호수를 보며 누군가와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Lake View Garden RestaurantLake View Garden Restaurant 주방

어느날 우리는 여느때와 같이 치킨을 주문했다. 

언제나 우리 주문을 받아가던 주인아저씨의 아들이 너무나 똘똘하고 귀여워 우리는 '삼촌'의 마음 혹은 '동네형'의 마음으로 치킨 몇조각을 주려고 했다. 근데 이녀석이 거부하는게 아닌가?

 무슨 이유에선지 먹지 않았다.

Lake View Garden RestaurantLake View Garden Restaurant 주인아저씨 아들

거절한 이유에 대해서 물었더니 힌두교를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고 먹을 수 없다고 했다.확실하진 않지만 이것도 카스트제도의 잔재 였는데 카스트제도의 계급에 따라 먹을 수 있는 고기의 종류가 정해져있다고 했다. 심지어 계란도 먹지 못한다고 했다.

Lake View Garden RestaurantLake View Garden Restaurant호수

꽤나 충격적이었다. 우리가 치킨 요리를 먹고나서 보여줬던 엄지손가락의 의미를 이 녀석은 이해하지 못 했을것이다.오히려 이녀석의 호기심을 자극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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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푸르에서 로컬버스를 타고 몇 시간을 이동하면 라자스탄 주의 작은 도시 '분디' 가 있다. 분디까지 오는길이 참 쉽지 않았다. 버스에서 내려 분디의 공기를 한껏 들이 마셨다.

아이들 분디행 버스에서 만난 아이들

분디분디행 버스에서 만난 애기

다즐링 이후로 오랜만에 맑은 공기를 마시는것 같았다. 자이푸르까지 오면서 겪은일 때문인지 분디 사람들은 뭔가 더 순수하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분디분디터미널


블루시티

파랗게 페인트칠된 집. 여러개의 파란 집들이 모여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면 도시가 파란색으로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블루시티. 보통의 여행자들이 알고있는 블루시티는 공유,임수정 주연의 인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 '김종욱 찾기'에 나온 조드푸르다. 

이 영화에서 나온 블루시티는 얼마나 감명 깊었는지 여행을 계획할 당시에 바라나시,타지마할의 아그라와 더불어 꼭 가야할 도시로 정해놨던 도시였다. 전혀 알지 못했던 분디라는 도시에도 파란색으로 페인트칠 한 집들. 그리고 높은 곳에 위치한 성에 올라가 내려다 보니 파랗게 물든 도시가 보였다. 아 여기도 블루시티구나.

분디블루시티

분디 블루시티


무슬림 아저씨

바라나시에서 그리고 자이푸르로 가는길에 겪은 여러일들이 겹쳐 조금 지쳐있던 우리는 여행 중 처음으로 숙소 예약 어플을 이용하여 숙소를 예약했다. 옥상이 이뻤던, 여행 어플 평점이 매우 높았던 이 숙소에서 우리는 조금이나마 여유를 찾고자 했다. 이 숙소에는 귀여운 강아지가 한 마리 있었고 주인아저씨는 이슬람종교를 가진 아저씨였다.( 이때는 생각을 못했는데 말레이시아에서는 무슬림들이 강아지들을 만지지 못한다. 이게 지역마다 다른건지 조금 궁금하다.) 그리고 우리를 도와주는 허름핫 옷차림에 한 아저씨. 주인 아저씨와는 눈도 못 마주치는 아저씨가 있었다.분디숙소 강아지

무슬림 아저씨와 관련해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 저녁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현지 인도 친구들이 말을 걸어왔다. 이들은 힌두교를 믿는 친구들이였고 우리에게 숙소가 어디냐 물었다. 우리가 답하자 이들은 거기는 귀신이 나오는 숙소라고 했다. 무슬림들은 사람이 죽으면 무덤을 만들고 거기에 사람을 묻는데 그 무덤이 숙소 바로 뒤에 있고 그래서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자자한 숙소라고 했다. 이들의 의도는 뭐였을까? 누군가가 믿는 종교를 비난 하기 위함이었을까? 우리는 이들의 말을 무시했다.


카스트제도의 잔재

인종이나 직업에 따라 사람의'등급'으로 분류했던 카스트제도. 근대화를 거치며 도시에서는 서서히 없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분디에서, 내가 묵는 숙소에, 그 잔재가 아직 남아있다는 걸 목격했다. 

분디늠름한 소

주인과 한 자리에 있지 못하는 언제나 숙소 문 밖 허름한 의자에 앉아 있던 이 아저씨는 이런 삶이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 들이고 있는것 같았다. 눈을 마주치고 말하지 못했고 언제나 주인이 시키는 모든일을 해야했다. 하루는 우리가 시장에서 닭을 사왔다. 옥상에 부엌을 사용해 넘치게 닭 요리를 했다. 우리는 정 많은 한국인이 아닌가? 이 아저씨를 불러 함께 식사를 하자고 했다. 

분디분디

접시에 한 가득 닭을 담아 아저씨께 드렸다. 우리는 당연히 우리와 한 식탁 위에서 밥을 먹는걸 기대했다. 아저씨는 어두운 구석으로 접시를 들고 가 등을 돌리고 우리가 요리한 닭을 제 빨리 먹고는 다시 아래로 내려갔다. 처음 보는 생소한 모습에 우리는 허탈감을 느꼈다. 책에서만 보던 카스트제도가 아직까지 남아있구나. 마음 한 구석이 쓰리고 답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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