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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우붓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도시 중 하나로 발리의 핫플레이스다. 우붓은 발리 중부에 위치해 있는데 공항에서 1시간 정도 걸린다. 이곳은 예술가들의 마을로 울창한 밀림과 라이스 테라스가 어우러져있다. 발리는 대부분이 신혼여행지로 알고 있다. 멋진 바다가 있고 화려한 풀빌라가 있다. 그 덕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우붓이 요즘에는 한달살기 여행지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많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4년 만에 다시 우붓을 찾았다. 쿠알라룸푸르에 살면서 좋은 점 중 하나는 주변국가로 이동하는 항공권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쿠알라룸푸르-발리행 저렴한 비행기 표를 구해 우붓으로 갔다. 4년이라는 시간은 길다. 월드컵이 4년 주기로 열리며, 4년제 대학을 입학 후 졸업까지 할 수 있는 시간이 4년이다. 4년 동안 나에게도 많은 일들이 있었고 이제는 혼자 여행하는 여행자가 됐다. 우붓은 어떻게 변했을까?


우붓에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예술가들의 마을답게 곳곳에 예술품을 팔고 있었고, 화려한 장신구들을 파는 곳들이 있었다. 4년전 왔던 카페, 레스토랑, 리조트 모두 그 자리에 있었다. 변화의 속도가 빠르진 않구나.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소중한 걸 잃어버리는 느낌을 받고 싶지 않아 내심 걱정했었다.


몽키포레스트 로드나 하노만 로드 근처가 아닌 곳에 숙소를 구했다. 조금 늦게 숙소를 알아본 탓에 저 두 로드 근처 숙소가 몇 개 남아있지 않았다. 메인 로드에서 좀 떨어지니 조용하긴 하지만 가로등이 없어 밤에는 돌아다니기 어렵다. 들개들이 달려들어 조금 무섭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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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와 돼지고기의 굶주렸던 나에게 우붓은 천국이었다. 빈땅 맥주와 돼지고기가 들어간 음식들은 내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 음식 사진마다 빈땅 맥주가 같이 있는 걸 보고 친구들이 "넌 거기 맥주먹으러 갔냐?"라고 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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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포레스트를 다시 갔다. 4년 전 야생 원숭이에 공격적인 반응에 여긴 한 번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었다. 이상하게 다시 원숭이들이 보고 싶었다. 누가 원숭이띠 아니랄까 봐 원숭이를 찾는다. 여전히 공격적인 원숭이들이 있는 길을 걸을 때면 긴장감이 엄청났다. 과일이나 음식을 가방이나 손에 들고 가지 않아야 한다. 귀신같이 알아채고 가방을 들고 가거나 음식을 빼앗아가는 상황이 벌어진다. 무서운 경험을 하고 싶지 않다면 그냥 맨몸으로 가는 게 가장 좋다.


몽키포레스트몽키포레스트몽키포레스트몽키포레스트


내가 우붓에 있던 날 중 '녜삐(Nyepi)'데이가 있었다. 이 날은 인도네시아 발리섬의 큰 명절이자 국경일로 힌두교 달력 사카의 새해 첫날이다. 이 날은 침묵의 날로 불려 24시간 동안 모든 활동을 멈추고 집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야 한다. 모든 가게가 문을 닫는다. 하루 전날 식량을 구해놓는게 좋다. '녜삐(Nyepi)' 데이 하루 전날엔 해가지면 사람들이 휏불을 들고 큰 소리를 내 잠들어 있는 악령을 깨우는 의식 '펭루푸칸(Pengrupukan)'을 한다. 그리고 '오고오고'라고 불리는 커다란 악령 인형들을 들고 행진하며 카오스 상황을 재현한다. 나중에 오고오고를 불태운다.' 오고오고'는 대나무와 종이로 만든 거대한 괴물 형상으로 인간세계를 둘러싸고 있는 악령을 상징한다고 한다. 


녜삐녜삐데이 전날오고오고오고오고


많은 젊은 친구들이 이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걸 염려해 올해 처음으로 인터넷까지 정지시켰다. 그래서 이날 나는 방안에 갇혀 책을 읽었다.


우붓시장은 여전히 활기찼다. 가격은 여전히 상인들 마음대로였고 흥정하는 재미가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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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붓시장에서 '윤식당'의 상징 토끼 나무 인형을 발견했다. 직접 손으로 만든 이 인형을 보니 역시 예술가들의 마을이란 생각이 들었다. 보는 것만으로 힐링 되는 이 인형들은 우리 집에 다소곳이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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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오감이 느낀 우붓은 아직 정체성을 잃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여행지가 되고 있는지 다시금 체감할 수 있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여행지, 내가 가장 아끼는 여행지 우붓을 조만간 다시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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