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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푸르에서 로컬버스를 타고 몇 시간을 이동하면 라자스탄 주의 작은 도시 '분디' 가 있다. 분디까지 오는길이 참 쉽지 않았다. 버스에서 내려 분디의 공기를 한껏 들이 마셨다.

아이들 분디행 버스에서 만난 아이들

분디분디행 버스에서 만난 애기

다즐링 이후로 오랜만에 맑은 공기를 마시는것 같았다. 자이푸르까지 오면서 겪은일 때문인지 분디 사람들은 뭔가 더 순수하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분디분디터미널


블루시티

파랗게 페인트칠된 집. 여러개의 파란 집들이 모여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면 도시가 파란색으로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블루시티. 보통의 여행자들이 알고있는 블루시티는 공유,임수정 주연의 인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 '김종욱 찾기'에 나온 조드푸르다. 

이 영화에서 나온 블루시티는 얼마나 감명 깊었는지 여행을 계획할 당시에 바라나시,타지마할의 아그라와 더불어 꼭 가야할 도시로 정해놨던 도시였다. 전혀 알지 못했던 분디라는 도시에도 파란색으로 페인트칠 한 집들. 그리고 높은 곳에 위치한 성에 올라가 내려다 보니 파랗게 물든 도시가 보였다. 아 여기도 블루시티구나.

분디블루시티

분디 블루시티


무슬림 아저씨

바라나시에서 그리고 자이푸르로 가는길에 겪은 여러일들이 겹쳐 조금 지쳐있던 우리는 여행 중 처음으로 숙소 예약 어플을 이용하여 숙소를 예약했다. 옥상이 이뻤던, 여행 어플 평점이 매우 높았던 이 숙소에서 우리는 조금이나마 여유를 찾고자 했다. 이 숙소에는 귀여운 강아지가 한 마리 있었고 주인아저씨는 이슬람종교를 가진 아저씨였다.( 이때는 생각을 못했는데 말레이시아에서는 무슬림들이 강아지들을 만지지 못한다. 이게 지역마다 다른건지 조금 궁금하다.) 그리고 우리를 도와주는 허름핫 옷차림에 한 아저씨. 주인 아저씨와는 눈도 못 마주치는 아저씨가 있었다.분디숙소 강아지

무슬림 아저씨와 관련해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 저녁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현지 인도 친구들이 말을 걸어왔다. 이들은 힌두교를 믿는 친구들이였고 우리에게 숙소가 어디냐 물었다. 우리가 답하자 이들은 거기는 귀신이 나오는 숙소라고 했다. 무슬림들은 사람이 죽으면 무덤을 만들고 거기에 사람을 묻는데 그 무덤이 숙소 바로 뒤에 있고 그래서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자자한 숙소라고 했다. 이들의 의도는 뭐였을까? 누군가가 믿는 종교를 비난 하기 위함이었을까? 우리는 이들의 말을 무시했다.


카스트제도의 잔재

인종이나 직업에 따라 사람의'등급'으로 분류했던 카스트제도. 근대화를 거치며 도시에서는 서서히 없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분디에서, 내가 묵는 숙소에, 그 잔재가 아직 남아있다는 걸 목격했다. 

분디늠름한 소

주인과 한 자리에 있지 못하는 언제나 숙소 문 밖 허름한 의자에 앉아 있던 이 아저씨는 이런 삶이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 들이고 있는것 같았다. 눈을 마주치고 말하지 못했고 언제나 주인이 시키는 모든일을 해야했다. 하루는 우리가 시장에서 닭을 사왔다. 옥상에 부엌을 사용해 넘치게 닭 요리를 했다. 우리는 정 많은 한국인이 아닌가? 이 아저씨를 불러 함께 식사를 하자고 했다. 

분디분디

접시에 한 가득 닭을 담아 아저씨께 드렸다. 우리는 당연히 우리와 한 식탁 위에서 밥을 먹는걸 기대했다. 아저씨는 어두운 구석으로 접시를 들고 가 등을 돌리고 우리가 요리한 닭을 제 빨리 먹고는 다시 아래로 내려갔다. 처음 보는 생소한 모습에 우리는 허탈감을 느꼈다. 책에서만 보던 카스트제도가 아직까지 남아있구나. 마음 한 구석이 쓰리고 답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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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마할을 본 것으로 아그라에서 볼일은 끝났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 북인도의 다른 도시로 향해야 했다. 여행 가이드북을 뒤적거리고 포털 검색을 통해서도 알아봤지만 결정이 쉽지 않았다. 그때 여행블로거 출신인 큰누나가 추천해준 도시가 분디였다. 분디는 라자스탄주에 있는 작은 도시로 블루시티라고도 불린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인도의 블루시티는 영화 김종욱 찾기에 나왔던 조드푸르라는 도시지만 모두가 다 찾는곳에 가고싶지 않았다. 누나의 추천과 새로운 무언가, 남들이 안가본 어떤곳을 가고 싶었던 우리의 마음이 모여 분디로 향하게 됐다.


사건의 발생

분디로 가려면 가까운 자이푸르에 먼저 간 뒤에 이동하는게 편할것이라고 생각했다. 보통 같으면 기차를 통해 이동했겠지만 히즈라의 공격 후에 버스도 괜찮다는 누군가에 말에 버스로 이동해보기로 했다. 이번엔 좀 편하게 가자며 직접 버스 터미널로 가지 않고 아그라에 위치한 한 여행사에 들렀다. 

자이푸르행버스자이푸르행버스

여기서 우리의 흥정은 시작됐다. 여행사겸 환전소였던 이곳에서 이들과 조금 친해지는 방법으로 가져온 달러를 조금 환전하고 자이푸르로 향하는 버스표에 대해 물어봤다. 우리에 작전에도 불구하고 터무니 없는 가격을 불렀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여행사를 돌아다니기로 결정. 주변에 다른 여행사들을 둘러봤다. 

자이푸르행버스자이푸르행버스1

다른 여행사들도 가격이 비슷했다. 그래서 환전하면서 안면도 텄으니 처음갔던 여행사에서 버스표를 구매하기로 결정하고 다시 친구들을 만나러갔다. 흥정에서 주도권을 뺐긴 기분이었다. 우리는 다시 돌아와서는 안됐다. 이녀석들은 VIP버스라며 굿퀄리티라며 그래서 가격이 비싼거라며 신나서 떠들기 시작했고 우리는 속아주는 셈 표를 구매했다. 

자이푸르행버스자이푸르행버스 내부

다음날 버스를 타러 간 곳에는 한 낡은 버스가 있었다. 수 많은 로컬 주민들이 먼저 짐을 싣고 탑승해 있었고 우리도 표를 보여주고 뒤따라서 탑승했다. 이럴 수가 우리 좌석에는 바닥에는 누군가에 토사물이, 버스에는 악취가 풍기고 있었다. VIP에 굿퀄리티라던 버스는 이런 모습이란 말인가. 우리가 속은거란 말인가. 버스는 출발하기 시작했다. 

자이푸르행버스자이푸르행버스 내부1



사건의 발생2

그렇게 악취가 풍기는 악조건에서 도착한 자이푸르였다. 버스안에서 로컬들이 피는 담배 냄새가 좋다고 느낄정도로 악취가 심했다. 머리가 지끈지끈했다. 자이푸르에서 하루 묵기로 했고 숙소를 찾기로했다. 지쳐있던 우리는 주변에서 호객행위를 하던 한 오토릭샤를 잡아 타고 가이드북에 언급된 한 숙소로 향했다. 가는 길에 릭샤왈라는 우리에게 자꾸만 말을 걸었다. 한국인 친구가 많다. 한국인 친구들이 적어준 방명록이 있다. 이런 저런 얘기들을 해대며 우리에게 뭔가 믿음을 강요하는것 같았다. 


그리고 도착지점에 가까이에서 우리는 내려달라고 말했다. 이 녀석은 우리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해대며 자기가 아는 숙소가 있다고 거기로 가면 좋을 거라고 우리를 내려주려고 하지 않았다. 역시나 강요하던 믿음에는 이유가 있었다. 우리는 더욱 강하게 내려달라고 이야기를 했고 이 녀석은 결국에 릭샤를 멈췄다. 그리고는 한국에서는 교육을 어떻게 하는거냐며 욕을 쏘아대기 시작했으며 무시하는 우리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펼쳐보였다. 그리고는 릭샤를 몰고는 돌아갔다. 


참 알 수 없는 인도다. 예상치 못한 무언가가 자꾸만 튀어나온다. 이 날 이후로 우리는 인도인들의 호의적인 접근을 조금 더 조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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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도에 오기전 모여 인도 여행 루트를 계획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됐던 도시가 북인도 아그라였다. 이유는 단순하게도 타지마할을 보기위해서 였는데 이때 당시 우리에게 인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상징물은 타지마할이었다. 우리가 어릴적에 티비나 책을 통해 접한 인도는 인도 커리, 터번을 머리에 둘러쓴 인도인, 그리고 타지마할을 떠오르게 했다.

타즈마할타즈마할 혹은 타지마할


타지마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혹은 세계에서 가장 사치스러운 건축물이다. 타지마할은 궁전 형식에 묘지다. 무굴제국의 황제였던 샤 자한이 14번째 아이를 낳고 열병으로 떠난 왕비 뭄타즈 마할을 그리워하며 22년간에 걸쳐 만든 아름다운 무덤이다. 왕비의 이름 뭄타즈 마할을 따서 타즈마할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타지마할이라고 부른다. (영어 표기에 따른 발음으로 우리는 타지마할이라고도 부를 수 있고 타즈마할이라고도 부를 수 있지만 사실 타즈마할이 맞는것 같다.) 

타지마할오른쪽 기둥 공사중

흰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동서남북 어디에서봐도 완벽한 대칭을 이루는 이 아름다운 건물을 짓는데 22년이 걸렸다고 한다. 외국에서 건축 전문가들을 모으고 값비싼 보석들을 모아 수 많은 노동력을 사용하여 만들어진 어찌보면 오직 한사람의 목적을 위한 가장 사치스러운 건물이다. 1983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타즈마할수 많은 관광객

이 건축물 하나를 보기위해 우리는 바라나시에서 다시 기차에 올랐다.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불확실함. 이게 정말 힘들었다. 우리는 다시금 슬리퍼 기차에 누워 잠을 자고 또 잤다. 이 날은 정말 신기한 경험을 했다.

아그라행 기차아그라행 기차.

기차가 멈췄다. 안개가 자욱해 앞으로 나가지 못하거나 혹은 앞 기차와의 간격을 벌리기 위해 멈춘것 같았다. 우리가 탄 슬리퍼 칸에 문은 언제나 열려있어 누구나 들어올 수 있다. 그래서 언제나 가방을 자물쇠로 잠그고 꼭 껴안고 있곤 했다. 이 날은 가방이 문제가 아니였다. 한 무리에 덩치큰 히즈라들이 들어왔다.


히즈라.

원래는 남자로 태어났으나 남자의 성을 포기하고 여성의 삶을 살아가기로 선택한 트렌스젠더다. 이들은 인도에서도 최하층민으로 서로 무리를 지어 공동체 생활을 한다. 이들은 구걸이나 매춘행위로 생계를 이어가는데 에이즈 감염에 무방비로 노출돼있어 인도에서 사회적으로 문제가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우리를 위협했다. 자고있는데 누군가가 중요부위를 때려 우리 모두가 깜짝 놀라 일어났다. 침낭속에 들어가 있었기에 다행이지 침낭이 없었다면 우리는 무방비 상태로 공격당했을 것이다. 이들은 돈을 요구하며 우리를 위협했다. 돈을 안주면 너네를 끌고 내려가겠다. 위협하는 이들을 우리는 공격적으로 대처하려했다. 이때 같이 타고 있던 로컬 친구가 주머니에서 꼬깃꼬깃 돈을 꺼내 그들에게 쥐어주며 가라고 했다. 그 돈을 받고 그들은 밖으로 돌아갔다. 우리는 이 로컬친구에게 감사를 전하고는 다시 잠들 수 있었다. 그렇게 오랜시간 기차안에서 여러일들을 겪으며 아그라에 도착했다. 하루전까지 바라나시에 있었던 우리는 바라나시와는 정반대로 깨끗한 도보가 있는 아그라에 놀랐다. 이렇게 도시별로 다양한 매력을 갖고 있는게 인도구나.


아그라에 숙소들은 타지마할 뷰를 내걸고 숙박객들을 모집하고 있었다. 숙소들 앞에는 타지마할 뷰라고 써있었고 객실의 퀄리티보다는 타지마할 뷰가 그들에 주된 장사 목적이었다 우리도 옥상에서 타즈마할이 보이는 숙소에 자리를 잡았다. 

타즈마할은 외국인에 입장료는 현지인들에 비해 10배가량 비쌌다. 무려 10배라니. 여행자들은 10배를 더 주고도 꼭 들어가야만 했다. 아그라에 온 목적은 타즈마할이니깐. 


가방을 들고 들어갈 수 없다. 그렇다고 숙소에 다시 돌아가자니 입장하는 줄이 너무나 길었다. 주변 가게에서 가방을 맡겨주겠다며 부르는데 아, 이거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공짜로 맡겨줄게. 그냥 와 나중에 가게나 한번 구경해.' 속는셈 치고 가방에 중요 물건들은 다 소지한체 가방을 맡기고 타즈마할로 들어갔다. 

타즈마할타지마할. 흐릿한 날씨

숨이 막혔다. 아름다운 건축물과 늠름하게 서 있는 자태가 우리를 압도했다. 이래서 타지마할 타지마할 하는구나. 아쉬웠던건 타지마할의 오른쪽 기둥을 보수공사 중이었고 날씨가 매우흐렸다. 우리 여행 스타일은 볼거 다 보면 끝. 한 바퀴를 돌고 사진을 남기고 우리는 자 이제 가자. 하며 쿨하게 돌아갔다. 비싼 입장료를 내고 들어와 감탄하며 보낸 시간은 1시간도 안됐다.  가방을 찾으러간 가게에서는 역시나 물건을 사라며 나를 압박했다. 물건이 맘에 들었으면 사겠건만 맘에 드는게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난 그냥 돈을 주고 내 가방을 다시 찾아왔다. 


아그라에는 한국 음식을 요리하는 식당도 있었다. 한국인이 인도를 많이 찾고 있긴 한가보다. 바라나시에도 그랬지만 아그라에서도 한국 음식같은 인도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아그라아그라에 있는 한 식당에 주인 아들. 이 꼬맹이가 우리에게 밥 먹으로 오라고 영업을 했다.

아그라에서 타지마할을 보고나니 더 머무를 이유가 없어졌다. 다음 목적지를 정하고 이번엔 버스를 타보자 하여 여행사에서 버스를 예약했다. 이 버스와 관련된 끔찍한 에피소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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