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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나시에 수 많은 가트중에서 여행자들에게 유명한 가트는 전에 언급했던 다샤스와메드 가트와 그리고 버닝가트, 마르니까가트다. 마르니까가트는 화장터로 유명하다. 

마르니까가트마르니까가트 앞 화장에 사용하는 나무

실제로 이곳에 가면 불에 타고 있는 시체들을 볼 수 있으며 다 타고 남은 뼛가루를 누군가가 겐지스강에 뿌리는 모습마져 볼 수 있다. 역시 유명한 가트인 만큼 이곳을 많은 여행자들이 방문하다. 그 중에 우리도 있었다.


난 개인적으로 이곳에 다녀온걸 후회한다. 실제로 사람의 시체를 본건 처음이었다. 정말로 불타는 나무 위에서 시체는 검게 그을리며 타고 있었고 단백질 타는 냄새 코를 찔렀다. 화장터 옆에는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머물고 있는 호스피스도 있엇다. 

마르니까가트화장을 준비하는 사람

화장을 기다리는 다른 시체들은 천으로 덮여 있었고 누군가는 다 타버린 뼛가루를 모아 겐지스강에 뿌리고 있었다. 가족 혹은 친구나 지인의 죽음을 슬퍼하며 시체가 다 타기를, 뼛가루가 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 그들의 마음을 공감할 수 없어 마음이 좋지 않았다. 너무나 허무했다.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살아왔을 그들은 나무 위에서 다 타버려 뼛가루가 되고 강가에 뿌려졌다. 허무함과 더불어 이 자리에 내가 여행자로 서서 고인의 시체가 타고 뿌려지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다는 사실에 너무나 끔찍했다. 


어떤 여행자들은 카메라를 들고 왔다. 촬영은 금지된 곳이었고 아니 쵤영이 허가돼 있더라도 촬영을 해서는 안되는 곳이었다. 이곳에 가지 말았어야 했다. 고인의 대한 예의에 어긋난 행동을 한것 같아 마음이 안 좋았다. 

만수네

해가지고 가장 가까운 다샤스와메드 가트로 갔다. 화려한 조명아래 무대가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보기위해 모여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아르띠뿌자(ArtiPuja) 일종의 종교의식을 보기위해 모여든 사람들이었다. 

아르띠뿌자아르띠뿌자를 보기위해 모여있는 사람들

조명아래 무대위에 몇명의 사람들이 의상을 갖춰입고 올라가 뭔가를 하는데 너무나 종교적이고 으스스한 기분에 우리는 오랜시간 그 자리에 머물 수 없었다. 뿌자에 대해 알아보니 일반인들이 '신'과 의사소통을 위해 행하는 의식이라고 한다. 

아르띠뿌자아르띠뿌자 으스스합니다.

어쩌면 저날 무대위에 있던 사람들은 신과의 교감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아르띠뿌자아르띠뿌자

버닝가트를 보고 많은 생각에 잠겼던 이날 우리는 바라나시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 라씨가 맛있는 곳, 겐지스강이 흐르는 힌두교의 성지 바라나시는 잊을 수 없이 강렬한 도시였다. 

가트앞가트 앞에 앉아 있는 사람

가트 앞에 앉아 있는 사람가트 앞에 앉아 있는 사람

누군가가 얘기했던 진짜 인도를 보기위해선 바라나시로 가라라는 말은 아직 다 공감이 안되지만 그들의 삶과 죽음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도시라는 것으로 가장 인도 다웠던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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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떠오르면 바라나시의 어둠이 걷히고 햇살이 비추는 밝은 바라나시가 된다. 라씨를 찾아나섰다. 인도를 여행할때는 어디서든 하루에 몇잔씩 라씨를 마셔대곤 했다. 바라나시에 라씨는 조금 특별했다. 걸쭉한 요거트에 선택한 토핑이 올라가는 라씨. 앉은 자리에서 몇개라도 먹어치우고 싶었지만 내 장은 유제품을 싫어해 가끔은 거부반응을 잃으키곤 한다. 길을 걷다 불상사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밥을 먹고는 꼭 한잔씩 하곤했다. 


바라나시에는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라씨 가게가 몇개 있다. 다 들려봤지만 내 취향에 가장 맞는 라씨집은 벵갈리토라에 위치한 바바라씨였다. 

라씨라씨

곰돌이 같이 푸근한 직원이 언제나 라씨를 만들고 있었고 어디서 배웠는지 어설픈 한국말과 흥얼거리는 노랫소리는 거부감 없이 다가왔다. 라씨를 먹고나면 언제나 기분이 좋아지곤 했다.

바바라씨바바라씨

머리가 꽤나 자란걸 느꼈다.(내 느낌엔 많이 자랐다고 생각했는데 친구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다즐링에서 친구가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바버샵에서 우리돈 천원정도되는 가격으로 머리를 자르는걸 구경했다. 일명 바리깡은 없었고 가위로만 머리를 다듬는 엄청난 실력에 놀라며 나도 머리 빨리 길러서 바버샵 한번 들러봐야지 라고 생각했었다. 

바버샵아저씨초록색 니트와 클래식한 콧수염

벵갈리토라를 걷다가 올드하고 클래식한 느낌에 바버샵을 만났다. 초록색니트로 멋을 내고 전통적인 콧수염을 가진 아저씨에게 내 머리를 맡기기로 했다. 그냥 자리에 앉으면 아저씨만의 스타일링을 해준다. 아저씨는 자기는 뭄바이에서 왔기때문에 뭄바이 스타일에 최적화 돼있으며 뭄바이 최신 유행스타일로 잘라준다고 말했다. 

바버샵바버샵 아저씨

커다란 가위를 움직이는 아저씨에 손과 내 머리를 아저씨 손이 한번 훑고 지나가면 머리카락이 후두둑 바닥으로 떨어졌다. 머리 끝부분은 날카로운 면도칼을 이용해서 각지게 만들었다. ( 머리를 다 자르고 내 머리 곳곳에서 피가 흘렀다...) 이렇게 완성한 뭄바이 스타일은 겉으로는 모르겠고 느낌은 매우 시원했다.

뭄바이스타일뭄바이스타일..

가장 가까웠던 가트로 나갔다. 그나마 깨끗해보이는 계단 한줄을 골라 앉아 잔잔하게 흐르는 겐지스강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잔잔하게 흐르는 강과 가트 풍경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고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가트가트 앞 소무리..

누군가의 생각을 읽을 순 없지만, 내 친구 두녀석은 확실하게 사업을 구상하고 있던것 같다. 지금 이 두 친구는 안경, 선글라스 브랜드의 사장님이 됐고 인도에서의 시간은 언제나 좋은 시간이었다고 얘기한다. 이 친구들이 만든 브랜드는 조만간 포스팅을 통해 소개할것 같다. 

가트가트 풍경

아 그리고 바라나시에서 여행작가 안시내씨를 만났다. 타이밍 비슷하게 북인도를 여행하고 있었고 책과 SNS를 통해서만 보던 그를 실제로 보니 작은 체구에 긍정적이고 넘치는 에너지를 갖고 있었다.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깊은 문장력에 책을 보며 항상 놀라곤 했었다. 에너지를 잃지 않고 계속해서 오랫동안 여행작가로 남아 누군가에게 꿈이되고 희망이되는 글을 써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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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만 대면 어디서든 잠들어버리는 능력덕에 잠이 드는것까지는 좋았으나 깊은 잠을 자지못하고 깼다. 이상하게 바라나시에 있는 동안에는 모든게 불편하게만 느껴졌다. 잠을 자는것부터 먹는것 심지어 길을 걷는것도 불편하게 느껴지는 도시였다. 인도여행을 계획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바라나시에는 오래 머물며 여행자들이 말했던 진짜 인도를 느껴보자. 호기롭게 떠들어대던 나였는데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이때는 하루라도 빨리 바라나시를 떠나고 싶었다.


가트. 바라나시에 겐지스강 옆에 자리잡은 돌계단을 칭하는 말로 바라나시에는 84개 정도의 가트가 있다고 했다. 아침에 겐지스강가로 나갔다. 겐즈스강에 물로 죄업이 씻겨내려가기를 바라며 목욕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고 했다. 해가 갓떠오를 무렵. 바라나시의 유명한 가트중 하나인 다샤스와메드 가트로 나갔다. 아침 안개가 가득낀 흐릿한 날씨 덕에 공기는 무겁게 느껴졌고 기분이 이상했다. 

보트꾼가트앞 보트꾼들

많은 보트꾼들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보트를 타고 겐지스강 위에서 가트를 보며 그들이 정해놓은 목적지를 찍고 돌아오는 일종의 투어에 관한 호객행위였다. 우리는 한 사람당 60루피( 약 1000원 ) 씩을 지불하고 보트위에 올랐다. 적정한 가격이 얼마인지도 몰랐고 아침이라 흥정할 힘도 없어 그냥 지불했다.


가트위에 서있을 때와 겐지스강 위에서 가트를 볼 때는 풍경도 다르고 느낌도 달랐다. 조금 더 경건하게 느껴졌다고 하면 될까. 보트꾼이 홀로 노를 젓는 보트위에서 우리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가트 풍경을 바라봤다.아침 안개를 뚫고 겐지스강을 따라가며 보이는 가트 풍경.

보트꾼홀로 노를 젓는 보트꾼

가트풍경보트 위에서 본 가트 풍경

보트꾼보트꾼

그들은 이른 새벽부터 죄업이 씻겨나가길 바라며 경건한 마음으로 몸과 옷을 적시고 있었다. 그들의 경건한 태도 앞에 아무말도 할 수 없었던 우리였다. 

빨래꾼겐지스강 물로 빨래를 하고 있다.

우리 눈에는 한없이 더러워 보이는 물이었지만 그들에게는 신성한 믿음 앞에서 물의 깨끗하고 더러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보였다. 1월에 바라나시는 날씨도 쌀쌀했다. 우리는 조금 두터운 외투를 걸치고 나왔는데 그들은 옷을 탈의하고 물속으로 들어가 목욕을 했다. 그들에게는 추위도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보였다.

목욕이른새벽부터 겐지스강에 몸을 적시는 사람들

목욕이른새벽부터 겐지스강에 몸을 적시는 사람들

보트를 떠나 다시 돌아가는 길위에서 겐지스강의 물을 퍼담아 팔고있는 장사꾼들을 봤다. 보트위에서 경건하게 목욕을 하는 그들을 방금 보고온 나는 같은 믿음 아래 누군가의 간절한 믿음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그들을 마음속으로 비난했다. 그들이 매우 이기적으로 보였다. 저 물이 정말로 겐지스강의 물일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누군가의 간절한 믿음을 이용하는 사람들이기에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쓸데없는 정의감에 불타올랐다.

겐지스강물 판매겐지스강 물을 팔고있다.

새롭게 맞은 아침에도 여전히 바라나시는 무겁게만 느껴졌다. 변함없이 소들은 길거리를 휘젓고 있었다. 그들이 싸놓은 똥들은 길 여러곳에 퍼져 있었고, 이걸 피해걸어다니며 소들도 괜히 미워지기 시작했다. 부정적인 생각은 부정적인 생각을 낳는다고, 머릿속에 바라나시는 나랑 정말 안 맞아. 라는 생각이 떠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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