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샨티샨티의 도시 분디에서는 바쁠 필요가 없었다. 눈을 뜨면 잘 꾸며진 옥상으로 올라가 커피를 마시며 숙소의 귀염둥이 강아지 '질람'과 시간을 보낼지, 아니면 잔잔하게 일렁이는 호수를 눈 앞에 둔 내가 가장 좋아하던 식당 'lake view garden restaurant'에 가서 따스한 햇살 아래서 아침을 먹을지 등에 행복한 고민만 하던 도시였다.


인도의 전통악기 '라훈하다'

하루는 숙소 위에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숙소 주인장이 박에 나와 앉아 있었는데 처음보는 악기를 든 악사가 지나가다 주인장 말에 멈춰 악기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 악기는 인도의 전통적인 악기 '라훈하다'였다. 

인도 전통악기 라훈하다인도 전통악기 라훈하다 악사

인도 전통악기 라훈하다인도 전통악기 라훈하다 악사

주인장은 이 소리를 정말 좋아한다면서 우리에게 자랑을 하곤 했다. 라훈하다의 선율은 분디에 평화로움과 너무나 잘어울렸다. ( 나중에 자이살메르에서도 라훈하다를 볼 수 있었다.)


분디의 학교수업

숙소 옆에는 초등학교로 보이는 학교가 하나 있었다. 동남아시아 여행에서도 그랬지만 학교를 보면 자꾸만 들어가고 싶다. 어느나라에 가든 학교에 가면 그 나라에서 가장 순수한 아이들을 볼 수 있다. 학생들 많이 가진 풋풋하고 순수한 모습이 주는 기분좋은 에너지가 있다. 어느날은 동네를 산책하다가 숙소앞 공원에서 체육수업중인 학생들을 만났다. 

분디 학생분디 학생

학창시절 가장 좋아했던 운동중 하나가 달리기였다. 언제나 체육대회때 하이라이트는 이어달리기였고 주자로서 누군가의 응원을 받으며 뛰던 그 순간을 너무나 좋아했다. 이들은 마침 이어달리기를 준비중이었다. 

분디 학생늠름

수업을 진행하고있던 선생님들께 우리가 달리기에 같이 참여해도 될까요? 물었다. 낯선 외국인에게 한치에 망설임 없이 웃으며 좋다고 하던 선생님들께 다시한번 감사함을 느낀다. 

이어달리기이어달리기

꺄르르 신나서 소리를 내며 함께 달리던 아이들에게 우리는 순수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


난생 처음 '크리켓'

'크리켓'이라는 이름은 낯설었다. 방과후 학교 운동장에서 몇명의 친구들이 모여 '야구'를 하는 것 처럼 보였다. 공을 던지고 무언가로 공을 받아치는게 꼭 '야구'를 하는 것 처럼 보였다. 우리는 또 아이들에게 다가가 같이 해봐도 되겠냐고 했고 이 아이들은 망설임 없이 우리를 받아줬다. 

야구와 비슷한 룰을 가지고 있으나 전혀 다른 스포츠로 영국과 과거 영국 식민지였던 국가들을 중심으로 활성화 되어 있는 구기 종목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크리켓크리켓 투수 내 친구 시점

난생처음 '크리켓'이라는 구기 운동을 해봤다. 야구랑은 비슷하게 공을 던지고 받아쳤지만 공도 달랐고 베트도 달랐으며 룰도 많이 달랐다. 처음 이 운동을 접했던 우리는 우리보다 한참 어리지만 경험 많은 아이들에게 호되게 당했다. 

인도에서는 인기가 있는 구기 운동이라고 한다. 

크리켓크리켓 타자

여행의 묘미. 보지 못한것을 보고, 하지 못했던 것을 하는것.

이날도 분디는 샨티샨티를 외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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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만 대면 어디서든 잠들어버리는 능력덕에 잠이 드는것까지는 좋았으나 깊은 잠을 자지못하고 깼다. 이상하게 바라나시에 있는 동안에는 모든게 불편하게만 느껴졌다. 잠을 자는것부터 먹는것 심지어 길을 걷는것도 불편하게 느껴지는 도시였다. 인도여행을 계획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바라나시에는 오래 머물며 여행자들이 말했던 진짜 인도를 느껴보자. 호기롭게 떠들어대던 나였는데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이때는 하루라도 빨리 바라나시를 떠나고 싶었다.


가트. 바라나시에 겐지스강 옆에 자리잡은 돌계단을 칭하는 말로 바라나시에는 84개 정도의 가트가 있다고 했다. 아침에 겐지스강가로 나갔다. 겐즈스강에 물로 죄업이 씻겨내려가기를 바라며 목욕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고 했다. 해가 갓떠오를 무렵. 바라나시의 유명한 가트중 하나인 다샤스와메드 가트로 나갔다. 아침 안개가 가득낀 흐릿한 날씨 덕에 공기는 무겁게 느껴졌고 기분이 이상했다. 

보트꾼가트앞 보트꾼들

많은 보트꾼들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보트를 타고 겐지스강 위에서 가트를 보며 그들이 정해놓은 목적지를 찍고 돌아오는 일종의 투어에 관한 호객행위였다. 우리는 한 사람당 60루피( 약 1000원 ) 씩을 지불하고 보트위에 올랐다. 적정한 가격이 얼마인지도 몰랐고 아침이라 흥정할 힘도 없어 그냥 지불했다.


가트위에 서있을 때와 겐지스강 위에서 가트를 볼 때는 풍경도 다르고 느낌도 달랐다. 조금 더 경건하게 느껴졌다고 하면 될까. 보트꾼이 홀로 노를 젓는 보트위에서 우리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가트 풍경을 바라봤다.아침 안개를 뚫고 겐지스강을 따라가며 보이는 가트 풍경.

보트꾼홀로 노를 젓는 보트꾼

가트풍경보트 위에서 본 가트 풍경

보트꾼보트꾼

그들은 이른 새벽부터 죄업이 씻겨나가길 바라며 경건한 마음으로 몸과 옷을 적시고 있었다. 그들의 경건한 태도 앞에 아무말도 할 수 없었던 우리였다. 

빨래꾼겐지스강 물로 빨래를 하고 있다.

우리 눈에는 한없이 더러워 보이는 물이었지만 그들에게는 신성한 믿음 앞에서 물의 깨끗하고 더러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보였다. 1월에 바라나시는 날씨도 쌀쌀했다. 우리는 조금 두터운 외투를 걸치고 나왔는데 그들은 옷을 탈의하고 물속으로 들어가 목욕을 했다. 그들에게는 추위도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보였다.

목욕이른새벽부터 겐지스강에 몸을 적시는 사람들

목욕이른새벽부터 겐지스강에 몸을 적시는 사람들

보트를 떠나 다시 돌아가는 길위에서 겐지스강의 물을 퍼담아 팔고있는 장사꾼들을 봤다. 보트위에서 경건하게 목욕을 하는 그들을 방금 보고온 나는 같은 믿음 아래 누군가의 간절한 믿음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그들을 마음속으로 비난했다. 그들이 매우 이기적으로 보였다. 저 물이 정말로 겐지스강의 물일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누군가의 간절한 믿음을 이용하는 사람들이기에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쓸데없는 정의감에 불타올랐다.

겐지스강물 판매겐지스강 물을 팔고있다.

새롭게 맞은 아침에도 여전히 바라나시는 무겁게만 느껴졌다. 변함없이 소들은 길거리를 휘젓고 있었다. 그들이 싸놓은 똥들은 길 여러곳에 퍼져 있었고, 이걸 피해걸어다니며 소들도 괜히 미워지기 시작했다. 부정적인 생각은 부정적인 생각을 낳는다고, 머릿속에 바라나시는 나랑 정말 안 맞아. 라는 생각이 떠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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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를 배낭여행하며 돌아다닐때 뭔가 내공이 느껴지는 배낭여행자들을 만나면 그들은 언제나 인도에 관하여 얘기를 하곤 했다. 3달이상 동남아시아에 머물면서 어느정도 내공이 쌓였다고 생각했고 수염도 자랄때로 자라 모습이 꼭 사진으로만 보던 멋진 배낭여행자 같았는데 인도얘기를 들을때마다 우물안 개구리가 된듯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많이 웃긴데 배낭여행자면 여행자지 뭘 그렇게 티내려고 했는지 모르겠다.


동남아시아 5개국을 100일에 걸쳐 돌아다니고 집에 돌아와 인도 관련 다큐멘터리나 다른 여행자들이 포스팅한 인도 관련글을 보면서 인도에 갈 날만을 꿈꿨다. 손으로 밥을 먹는 문화와 커리향 가득 베인 먹을거fl 그리고 상식이 통하지 않는 나라, 상상 그 이상이라고 하는 인도를 꼭 가고 싶었다. 내가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내년이면 14년지기가 되는 일명 불알 친구들이 인도에 가보자며 연락이 왔다. 친구들도 인도가 어떤 나라인지 궁금했나보다. 우리는 같이 태국을 경유해 북인도에 콜카타로 향했다.


콜카타 공항에 입국 심사장. 입국 심사원이 이런저런 질문을 하는 통에 당황했지만 우리는 잘 통과해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뭘 상상했던 걸까. 허름하게 다 무너져 가는 공항? 꼬릿꼬릿한 냄새가 나고 청소가 필요해 보이는 그런 공항? 난 깔끔하게 정돈 된 공항에 모습에 나도 모르게 실망해버렸다. 정돈 안되고 더럽고 그런게 뭐가 좋다고 이런 기대를 했는지 그리고 내가 인도라는 나라를 생각하는 방향이 확실히 잘못됐다는 걸 인지하게 된 순간이었다. 


콜카타공항콜카타공항

콜카타공항콜카타공항


공항에서 만난 한 여행자덕분에 콜카타에 있는 여행자거리인 서더스트리트로 가는 버스를 쉽게 탈 수 있었다. 버스를 타고 서더스트리트로 가는길에 바깥 풍경을 보면서 인도에 왔다는게 체감되기 시작했다. 거리에 보이는 인도사람들과 인도가게들 그리고 우리에겐 생소한 인력거꾼 릭샤왈라들이 보였다. 도로에는 양보와 참을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게 무질서했다. 잠깐의 멈춤과 기다림을 허용하지 않는 쩌렁쩌렁 울리는 자동차 크락션소리가 이를 증명했다. 


써더스트리트행 버스콜카타 공항에서 써더스트리트행 버스


서더스트리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버스가 정차했고 여기서부턴 걸어서 찾아갈 수 있다고 했다. 우리에게 스마트폰은 있었지만 USIM카드를 구매하지 않은 스마트폰은 무용지물이었다. 사람 사는곳이 다 똑같지.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었다. '웨얼이즈 서더스트릿?' 이 청년은 귀에 꽂은 이어폰으로 보아 음악을 듣는것처럼 보였지만 내 말을 들었는지 친철하게 웃으며 길을 안내해줬다. 그리곤 '웨얼알유프롬'하고 물었고 코리아라는 대답에 더욱 호탕하게 웃으며 쿨하게 가던길로 돌아갔다.


콜카타콜카타 시내


서더스트릿에서 처음한일은 숙소를 찾는 일. 사전에 조사한 여러 정보에 따르면 여행자들에게 유명한 여러 숙소들이 있다고 했다. 그 중 베드버그가 출몰한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는 '호텔마리아'로 갔다. 처음 마주하는 인도에 숙소. 밝은색이지만 우중충한 느낌을 주는 페인트, 그리고 얼룩들 천장에는 꼭 떨어질 것만 같은 펜이 돌고 있었다. 곰팡이 핀 매트리스에 새로운 커버를 씌워줬지만 커버위로 올라오는 거뭇거뭇한 흔적들, 끼걱끼걱 소리를 내는 나무 침대 몇개가 우리가 처음 본 인도의 방이었다. 그래도 뜨거운물은 당연히 안 나오는 개인 화장실이 딸린 방이었다. 다른데 가볼 필요도 없이 이구동성으로 우리는 좋아. 라고 하며 이 곳에 짐을 풀었다.


호텔마리아호텔마리아 간판

호텔마리아호텔마리아 4인실

호텔마리아스위치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한 우리는 밖에서 퍼지는 카레향에 침이 자꾸 고였다. 써더스트리트를 한 바퀴 돌아 사람이 가장 많은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생소한 풍경. 인도에 왔으니 커리를 시켜보자. 치킨이 들어있는 커리와 밥, 그리고 쁘라타라고하는 얇은 빵이 나왔다. 수저,포크 어느하나 나오지 않는다. '어? 진짜 손으로 먹는거야?' 식당 내에 있는 세면대에서 손을 닦고 커리를 밥에 얹어 흩어지는 밥알을 모아가며 우리에 인도 첫 식사를 시작했다. 흩어지는 밥알을 손으로 모으는게 쉽지 않았다. 손으로 처음 밥을 먹어보는게 쉽지도 않았다. 그래도 이제 적응하는거지 뭐 하며 먹고있는데 수저를 주는게 아닌가! 주변을 둘러보니 손으로 밥을 먹는 사람들과 수저로 밥을 먹는 사람들 모두가 있었다. 아 모두가 손으로 밥을 먹지는 않는구나, 조금씩 변하고 있구나.


콜카타식당첫식사 첫식당


우리는 손으로 흩어지는 밥알을 꾹꾹 모으며 인도와 첫인사를 나눴다. 인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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