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라면 숨기고픈 여행지 하나 쯤은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가 너무 좋아서든 아니면 나쁜 기억이 있어서든.
내가 동남아일주를 하면서 가장 숨기고 싶었던 여행지중 하나는 라오스 북부의 농키아우다. 내 경우엔 너무 좋아서 숨기고 싶은 여행지가 됐다.
숙소 앞 마을 풍경
등교길
루앙프라방에서 족히 30년은 돼보이는 낡은 버스를 타고 4시간을 달리면 도착하는 라오스 북부의 도시 농키아우.
농키아우행버스
버스 운전석
버스 좌석
높은 석회 절벽 사이로 흐르는 남우강 양 옆으로 마을이 형성 돼있다. 농키아우 버스터미널에서 내리자마자 높게 우뚝 서있는 석회절벽을 보고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버스터미널
버스터미널에서부터 1km정도 걸으면 여행자들이 찾는 숙소들이 있다. 그 중 농키아우 뷰 게스트하우스에 자리를 잡았다. 내가 게스트하우스 이름을 언급 하는 이유는 이 게스트하우스 주인 '케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우리와 동갑이었던 케오는 친구들과 모임자리에 나와 내 친구들을 초대해줬고 같이 맥주를 마시고 바베큐를 먹기도 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가격대비 훌륭한 숙소기 때문에 농키아우에 간다면 이 숙소를 먼저 체크해 보길 추천한다.
마을
농키아우 중간 남우강위에 있는 큰 다리는 높은 석회절벽과 흐르는 남우강 절경을 보기에 가장 좋은 장소다. 뷰 포인트가 따로 있지만 걸어 올라가야 하는 탓에 올라가 보지 않았다. 안개가 낀 석회절벽과 잔잔하게 흐르는 남우강을 보고 있으면 어떻게 표현해야할까 숨이 막힐정도로 장관이다.
다리위에서 보는 풍경이 좋아요
남우강풍경
일몰
농키아우에도 아침시장이 열린다. 아침잠을 포기하고 나가 아침시장으로 가는 길을 정말 좋아했다. 어린 학생들은 학교를 간다. 우리와 같이 옆집 친구들과 모여 함께 등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교복을 입고 늦게 일어나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학교를 가는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에서 평화로움이 느껴졌다. 아침시장은 활기찼다.
아침시장길 풍경
채소부터 고기, 빵 이것저것 다 파는 이 시장에 장사꾼들은 아침이 지나면 감쪽같이 사라진다. 여기서 정말 저렴한 가격에 빵을 구매해 숙소로 가 베트남에서 구매한 커피와 함께 남우강을 보며 먹는 아침은 최고의 아침식사였다.
농키아우 아침시장
농키아우 아침시장 (쥐도 먹나봐요)
낮에 농키아우에 있는 학교에 들렀다. 일찍 간다고 갔는데 이미 수업은 끝나버렸다. 몇몇 남은 아이들과 공 놀이를 하기도 하고 ( 축구공은 아니었다. 세팍타크로에 사용되는 나무공?) 학교 안을 구경하기도 했다. 순수한 아이들은 함께 하는 공놀이가 즐거웠는지 집에 돌아갈 생각을 않는다. 공놀이를 하고 동네 슈퍼에 가 음료수를 하나 씩 사줬더니 얼마나 행복해 하던지 그 순수한 웃음이 잊히지 않는다.
학교 교실
교실
길을 걷다보면 숯불에 삼겹살 꼬치를 굽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천원정도 되는 가격에 이 삼겹살 꼬치는 내가 먹어본 삼겹살 꼬치 중에 가장 맛있었다. 농키아우를 떠나는 날 이 맛을 잊지 못해 찾아다녔는데 다시 찾지 못했다. 시간대가 있는것 같다.
삼겹살 꼬치를 굽는 아주머니
삼겹살 꼬치
아 그리고 농키아우에 굉장히 유명한 인도식당이 '딘'이 있다. 여러 가이드북에 언급될 정도로 유명한 이 곳에선 신선하고 맛있는 인도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저녁 무렵에 탄두리 치킨을 주문했더니 1시간이 걸렸던 기억이 난다.
꼬마들
아름답고 조용하고 평화로운 풍경아래 순수한 사람들이 있는 곳 농키아우는 내가 정말 숨기고싶은 여행지다. 여행지에 여행객들이 몰리면 여행지는 언제나 변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더욱 알리고 싶지 않은 여행지다. 정말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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