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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빈은 아직 2km가 남았다. 4km도 걸었는데 2km는 금방이란 생각이 들었다. 관광객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이라는 걸 느낀 게, 오토바이 호객꾼 하나 없다. 호객꾼이 달콤한 말로 유혹했다면 걷지 않고 오토바이를 탈 수도 있었다.


닌빈2km표지석어디로 가요?


일단 걷기 시작했다. 대학교가 하나 있었다. 대학교 안에 호수가 있고 호수 위에 돌다리가 놓여있는데 돌다리 위에 앉아 얘기 중인 친구들이 이뻐 보였다. 호수 위로 반사된 햇빛이 그들을 더 빛내줬다. 내가 기분이 좋아졌다. 발걸음이 가벼워진 걸 느꼈다.( 단단히 착각했다.)



Korean Mart가 길 중간에 보였다. 한국 공산품이 팔고 있는 것 같은데 직접 들어가 보진 않았다. 한국에서 온 지 아직 3일 밖에 안됐고 한국이 아직 그립지 않을 때였다. 



계속 걸었다. 목적지가 없었다. 여행자 거리가 있을 줄 알았다. 숙소가 몇 개 모여있는 그런 거리가 있을 줄 알았다. 걸어도 걸어도 여행자 거리 냄새조차 안 난다. 이럴 때는 론리플래닛에 소개된 숙소를 지도에 찍고 따라가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보통 론리플래닛에 소개된 숙소는 여행자 거리에 있는 경우가 많다. 이제 목적지가 생겼다. 지도를 따라서 다시 걷기 시작했다. 해가 슬슬 지기 시작하는 걸 느꼈는데, 쫄보인 나는 다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걸음이 빨라졌다. 지도는 거의 도착했다고 알려주는데 아무것도 찾을 수가 없었다. 숙소 주소가 바뀐 것인지 잘 못온 게 확실했다. 주변을 둘러봤다. 한 가게에 크게 WIFI라고 쓰여있다. 일단 들어갔다. 다짜고짜 "와이파이 좀 써도 될까?" 물었다. 정말 친절한 베트남 사람들. 직원 3명 모두가 나를 도와줬다. 와이파이를 이용해서 정확한 위치를 찾았다. 


"고마워 정말 고마워!"


또 사진 한 장 안 남겼다.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 걸 모를 때였다.

버스에서 내린 지 2시간 만에 숙소를 찾았다. 여행자 거리는 없었고 조용하고 평범한 동네에 숙소가 있었다. 배가 고파 식당을 먼저 찾았다. 분짜라고 쓰인 간판이 있어 들어갔는데 아저씨가 계셨다. 어묵 몇 개가 올라간 쌀국수를 먹었는데 평범한데 이 맛을 잊을 수가 없다. 닌빈에 있는 동안 매일 한 끼는 이 국수를 먹었다. 집 밥 먹는 느낌을 받았다. 


아저씨가 운영하는 국수집. 숙소 앞 풍경이에요.


걷다가 하루가 끝나버렸다. 근데 걷는 게 참 좋았다. 도시를 직접 피부로 느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여행할 땐 더워도 짜증 나도 걸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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