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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를 출발한 버스는 호이안에 해가 저물기 시작할 때쯤 도착했다. 호이안에서 동행이 생겼다. 그중 한 명이 홈스테이를 숙소에 짐을 풀었는데 내게도 추천했다. ( 버스에서 와이파이가 가끔 됐다. 가끔 연결이 되는 바람에 카카오톡만 조금 할 수 있었다.) 먼저 숙소를 구해야 했기에 잘 됐다 싶어 그쪽으로 갔다. 가는 길에 해는 저물었다. 숙소에서 동행을 만났다. 방이 하나 밖에 남지 않았다며 빨리 결정하라고 했다. 일단 들어가 방을 보여달라고 했다. 영어는 전혀 못하시는 할머니께서 방으로 나를 안내해주셨다. 정말 깜짝 놀랐다.  


조상님을 모시는 방이었다. 사진 양옆에는 큰 빨간색 초가 서있었고, 사진 앞에는 향을 피워 놓고 있었다. 불을 끄면 촛불이 사진만 밝히는 무서운 풍경이 펼쳐지는데 그 앞에 침대가 놓여 있었다. 할머니께서는 손가락으로 침대를 가리키며 저기가 제 자리라는 걸 알려주셨다. 한 외국 친구가 저를 따라왔는데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는 "Good night with the ghost!"라고 놀리며 나갔다. 여기에 짐을 풀 순 없었다. 바로 밖으로 나왔다. 새로운 숙소를 찾아야 했다.


어둠이 찾아왔고 비까지 내렸다. 우산은 당연히 없었고 우비도 없었다. 서둘러 숙소를 찾아야 했는데 막막했다. 비를 맞으며 걷다가 보이는 현지 여행사마다 들어가서 물었다. 보통 현지 여행사는 숙소들과 연결고리가 있다. 숙박객들에게 투어 프로그램이나 교통 편을 제공하려면 현지 여행사들과 연결 돼 있어야 한다. 몇 군데 물어보니 여러 숙소를 추천해줬다. 이 중 한 숙소를 선택했다. 룸 컨디션이 굉장히 좋았는데 가격이 저렴했다. 방에 들어가 보니 이유를 예측할 수 있었는데 방이 엄청 습했다. 에어컨을 틀어도 습기가 사라지지 않았다. 내 생각엔 최근에 벽에 페인트를 다시 칠해 새방으로 꾸며 놓은 것 같다. 페인트에 숨겨진 뭔가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호이안의 첫인상이 좋지 않았다. 무서웠던 방 때문인데 사진을 처음에 찍어놨다가 나중에 지웠다. 여행 중에 이런 경험들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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