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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에 도착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숙소 찾기였다. 이미 마음은 캄보디아로 향해 있었다. 어디서 잠을 자던 상관없었다. 보이는 곳에 들어가 적절한 숙소를 구했다. 침대에 누워 하루 종일 자고 싶었다. 마음은 침대 위에 있었다. 할 일이 하나 더 있었다. 호치민-캄보디아로 향하는 버스 표를 구해야 했다. 여행사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기에 여기저기 비교해보는 게 좋다. 

 

호치민-캄보디아 씨엠립행 버스 표를 구했다. 15불 10000동( 지금은 가격이 많이 올랐을 것 같다. 이때도 저렴하게 구한 표였다.). 이제 따뜻한 물로 씻고 침대 위에 누워 버스 시간까지 기다리면 됐다. 마음 한구석에 '마지막'이 떠올랐다. 베트남에서 마지막 도시였다. 마지막 날이었다. 언젠가 다시 올 수 있는 곳이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마지막이었다. 론리플래닛을 폈다.


통일궁을 가기로 했다. 대통령궁으로 사용했던 이 궁은 월맹과 월남의 통일을 기념해 통일궁으로 이름이 바꼈다.


통일궁통일궁

 

내부로 들어가면 대통령 집무실, 큰 회의실, 내각 국무회의실, 외국 귀빈 접견실, 대사 접견실 등을 볼 수 있고 지하 벙커에는 베트남 전쟁 당시의 종합상황실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했다. 30000을 지불했는데 현지인은 훨씬 저렴하다. 대통령궁에는 난생처음 들어가 봤다. 한 나라에 대통령이 살았던 곳이라 그런지 무겁게 느껴졌다. 사진을 못 찍을 걸로 예상했는데 의외로 사진 촬영이 가능했다. 



베트남 전쟁기념관으로 이동했다. 통일궁에서 가까운 거리에 위치에 있어 들러보기로 했다. 


전쟁기념관


종군기자들이 찍어놓은 전쟁 당시 참혹한 사진들을 전시 해놨다. 화학무기에 사용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끔찍한 모습들이 전시돼 있다. 마음이 무거웠다. 한 미국 관광객이 눈물을 흘리는 걸 봤다. 전쟁으로 삶을 잃어버린 분들에 대한 동정이었을까, 아니면 미국인으로서 책임감을 느낀 회개의 눈물이었을까. 우연히 들렀던 이곳에서 많은 생각이 남았다.



해가지고 있었다. 호치민에 야시장이 있다고 했다. 마침 허기가 져 저녁을 해결함 겸 벤탄시장으로 갔다. 역시나 시장은 에너지가 있다. 활기차다. 상인들의 목소리는 우렁차다. 가격을 깎으려는 손님들과 상인들 간의 눈치 싸움도 꽤나 볼만하다. 마지막까지 흥미롭고 꽉 찬 여행지였다. 


벤탄시장




베트남 여행을 마치며.


베트남은 가볼만한곳이 정말 많다. 도시마다 색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어느 도시에 가던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 있다. 자극을 계속 받으면서 호기심이 생기고 이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과정에서 쾌감을 느낀다. 여행의 맛을 느끼고 있었다. 새로운 경험과 자극을 받아 계속 성장하고 있었다. 이제 캄보디아로 향한다. 캄보디아에서도 많은 일이 있었다. 새해 첫날 에피소드부터 라오스 국경을 넘는 것까지 계속해서 흥미로운 글을 쓰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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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전 무이네 지프투어(선셋)을 마치고 맛있는 저녁까지 먹은 나와 동행은 지쳐서 거의 쓰러져 잠들었다. 눈을 감은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3대의 핸드폰에서 동시에 울려대는 알람소리 덕에 모두가 기상할 수 있었다. 세안을 할 힘도 여유도 없었다. 옷만 후다닥 입고 밖으로 나갔다. 무이네 지프투어(선라이즈)의 경우 새벽에 출발해서 그런지 꽤나 쌀쌀하다. 긴 옷을 입는 게 좋다. 무이네 지프투어에 대해 팁을 하나 알려주자면 무이네 지프투어(선라이즈)를 투어로 이용하고 선셋에 경우는 오토바이를 렌트해 직접 레드샌듄으로 가 보는 게 좋다. 아 언제나 오토바이 운전은 조심해야 한다.( 이때도 오토바이를 타던 한 관광객이 엎어져있는 걸 봤다.) 


새벽녘 어두컴컴한 길 위에서 지프가 오길 기다렸다. 사실 안 왔으면 좋겠다고 마음속에서 말하고 있었다. 약속했던 시간보다 늦게 오긴 했지만 지프는 도착했다. 바로 화이트 샌듄으로 갔다. 화이트 샌듄에서 일출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피싱빌리지, 요정의샘, 레드샌듄으로 이어지는 투어였다. 창문이 없는 지프로 쌀쌀한 새벽바람이 몰아쳤다. 많은 지프가 우리 같은 여행자를 태우고 화이트 샌듄으로 향한다. 가로등이 없는 어두운 길을 달리기 때문에 서로 서로 양보하고 조심해서 운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해가 깨어나 고개를 들 무렵 화이트 샌듄에 도착했다.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유혹이 찾아왔다.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보려면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야 한다. 발이 푹푹 빠지고 미끄러지는 탓에 작용은 하는데 반작용은 못 받는다. 때문에 올라가는 게 사실 조금 쉽진 않다. 그래도 막 땀을 뻘뻘 흘려서 올라가야 되는 그 정도에 경사와 거리는 아니다. 중요한 건 잠이 덜 깬 상태였다. 4륜 오토바이 기사들이 빠른 속도로 왔다 갔다 하며 나를 유혹하기 시작했다. 4륜 오토바이를 직접 빌릴 수도 있고 뒤에 탈 수도 있다. 유혹에 넘어갔다. 4륜 오토바이를 직접 빌려서 운전하진 않고 안전하게 뒤에 타는 걸로 했다.



올라와보니 하늘의 색이 달랐고 공기가 달랐다. 하늘과 공기와 화이트샌듄의 색이 새로운 조합을 이루고 있었고 어제와는 다른 곳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한참 구경을 하고 있는데 어디서 온 친구들인지 4륜 오토바이를 위험하게 타고 놀고 있었다. 중국 관광객인 것 같았는데 높은 곳에서 속도를 내며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 순간 4륜 오토바이가 뒤 짚였고 사고가 났다. 피가 많이 흘렀고 병원으로 가는 모습을 봤다. 여행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건 안전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행하다 다치는 것만큼 안타까운 게 없다.



해가 고개를 들면서 하늘색이 변하기 시작했다. 구름이 해를 가려 부분적으로 붉게 물들었다. 구름이 가려 해를 보지 못할 거란 생각에 먼저 내려가 기다리기로 했다. 내려가는 길에 구름 사이로 드러나는 해 모습이 보였다. 해와 눈이 마주쳤다. 무이네 지프투어(선라이즈)도 성공했다. 


일출


여기까진 좋았는데 남은 투어 일정이 있었다. 피싱빌리지, 요정의 샘을 다시 갔고 레드샌듄을 갔다. 해가 있을 때도 레드샌듄은 여전히 붉었다. 개인적으론 화이트샌듄 보다 레드샌듄이 더 이뻤다. 


레드샌듄레드샌듄


무이네에서 계획했던 모든 일정이 끝났다. 캄보디아로 넘어가기 위해 호치민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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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에는 중국인민일보에서 뽑은 10대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건물에 봅힌 크레이지 하우스가 있다. 관광객이 많이 찾으면서 이곳은 달랏에 명물이 됐다. 난 동네를 돌아다니다 발견한 곳이다. 기괴하고 신기한 건물들이 올라와 있어 박물관이나 어린이 테마파크인 줄로 알았다. 이곳은 게스트하우스다. 실제로 예약을 하고 숙박이 가능하다. 스머프에 나올법한 형태에 방에서 하룻밤을 묵으면 재밌을 것 같기도 하다. 밤에는 조금 무서우려나?



크레이지 하우스에는 입장료가 있다. 입장료를 지불하고 들가면 동화 속 세상으로 들어온 것 같다. 왜 10대 창의적인 건물에 뽑혔는지 이해가 됐다. 이상한 모양을 한 건물이 있다. 건물을 올라가 보면 달랏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다. 어린아이들이 많이 있을 것 같았는데 꼭 그렇지 많도 않다. 오히려 어른이 더 많았다.



잠시나마 동심의 세계를 나를 돌려보냈다. 여기 온 모든 어른들이 같은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이 덕에 관광명소로 자리 잡지 않았을까? 절대로 돌아갈 수 없는 나이로 돌아간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니깐.



규모가 크진 않아 한 바퀴 돌아보는데 30분이면 충분하다. 그렇다고 30분 넘게 있는다고 누가 뭐라고 하진 않는다. 밑에 카페도 있으니 카페에 앉아 차를 마셔도 된다. 동심의 세계에 잠깐 갇혀보자. 못 빠져나오면 숙박을 하는 것도 좋다.



달랏에 오면 꼭 들러봤으면 좋겠다. 어른으로 사는 게 쉽지 않은 우리가 잠시나마 어린이가 될 수 있는 곳이다. 동심의 세계 속에서 어른을 내려놓을 수 있다.



달랏은 착각의 도시다. 파리에 온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들기도 하고, 동화 속으로 들어온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여기에 오면 그냥 착각했으면 좋겠다. 착각하고 즐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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