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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를 옮겼다. 캄보디아 씨엠립에 도착 후 조사(?) 없이 묵었던 게스트하우스였다. 깨끗하고 좋은 게스트하우스였지만 예산에서 조금 벗어난 게 마음에 걸렸다. 동행과 함께 게스트하우스를 찾기 시작했다. 한 게스트하우스를 찾았다. 동행중 한 명이 나한테 말했다.


"별점이 높잖아. 예산 상관없이 여기서 묵어야 돼."  


같이 게스트하우스를 찾아보기로 해 놓고 마음속으로 이미 정해진 곳으로 나를 데려갔다. 


동네 한 바퀴


그 후에 '난 더 못 돌아다니니깐 알아서 해' 라는 태도로. 짐을 푸는 걸 보고 "그럼 전 혼자 갈게요"라는 말을 남기고 그 자리를 떴다. 혼자 숙소를 찾아다녔다. 대낮에 캄보디아 날씨는 정말 뜨겁다. 해가 내 피부를 쌔게 때리고 있었고 땀은 비 오듯 흘렀다. 터벅터벅 걷다가 발견한 한 게스트하우스. 이름이 정글 게스트하우스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도미토리룸이 2.5달러였다. 



물론 에어컨을 기대하진 않았다. 창이 없이 뚫린 가 건물에 침대가 몇 개 있고 화장실이 있는 곳이었다. 이곳은 아직까지도 잊히지 않는 게스트하우스가 됐다. 3일을 이곳에서 보냈다. 화장실이 가장 하이라이트였는데 녹이 슨 호수 탓인지 물탱크 탓인지 샤워를 할 때마다 강한 쇠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양치를 할 땐 쇳물로 양치하는 느낌을 받았다. 마음속으로 '잠만 자는 곳이다. 잠만 자는 곳이다'를 얼마나 외쳤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돈을 아꼈으니깐. 


정글 게스트하우스 입구정글 게스트하우스


게스트하우스를 찾았으니 다음은 앙코르와트에 가기 위한 툭툭이 기사를 찾아야 했다.


 

앙코르와트는 크기가 어마어마해 걸어 다닐 수 없다. 자전거를 빌려타거나, 오토바이를 빌려서 혼자 도는 방법이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론 여러 명이 툭툭이를 섭외해 가고 싶은 곳을 가는 방법이 있다. 동행이 있었기에 후자를 택했다. 툭툭이 기사는 걸어 다니면서 직접 섭외할 수 있다. 또는 길거리에 여행사를 통해 섭외하는 방법도 있지만 가격이 조금 더 비싸다. 직접 섭외하는 경우에도 가격이 천차만별이니 여러 군데 물어 보고 정하면 좋다.


인상 좋은 아저씨를 만났다. 아저씨가 환한 미소와 함께 말 하는게 좋아서 오늘 하루 우리 일정을 맡기기로 했다. 미리 정한 루트(론리 플래닛을 참조했다.)를 보여주고 가격을 흥정한 후 투어를 시작했다.


11939아저씨11939아저씨


앙코르와트 3일권을 구매했다. 당시 40달러로 구매했는데 요즘 정보에 의하면 앙코르와트 입장료가 올랐다고 한다. 1일권이 37달러, 3일권 62달러 7일권 72달러.

너무 많이 올라서 깜짝 놀랐다. 앙코르와트를 1일권만 끊어 스몰 투어를 할 순 있지만.. 앙코르와트가 가진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느끼기엔 너무나 부족하다. 3일권 아니면 7일권을 끊고 여유 있게 돌아보는 게 맞는데.. 너무 많이 올랐다.


이제 준비는 끊났다. 이동수단도 있고 입장권까지 구매했으니 앙코르와트를 느끼고 즐길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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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엠립까지 오는 길은 험난했다. 오전 출발한 캄보디아행 버스는 2시간 정도 달려 캄보디아 국경에 도착했다. 시간 절약을 위해서였는지 안내원 한 명이 여권과 35$씩을 걷어갔다. 모두가 내려 그를 따라갔다. 국경 수속하는 곳엔 많은 사람들이 줄 서 있었다. 버스 안내원 한 명은 우리 여권 전부를 들고 가 도장을 받아온 후 여권을 돌려줬다. 여권을 다시 받아들고 걸어서 국경을 넘었다. 버스도 국경을 넘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에 모두가 탑승한 게 확인된 후 프놈펜으로 출발했다.


사실 캄보디아 관광비자 가격은 30$다. 우리가 지불한 35$ 중 5$의 행방은 잘 모르겠다. 추측만 할 수 있는데 안내원이 모든 여권을 들고 가면 국경 공무원은 기계처럼 도장을 찍어준다. 아무런 의심도 없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생각해보면 돈의 행방을 대충 추측할 수 있다. 뭐 어찌 됐건 국경은 잘 넘었다. 이제 버스는 프놈펜으로 달린다. 


난 호치민에서 씨엠립까지 가는 버스 표를 구매했다. 국경을 넘은 버스는 프놈펜까지만 가는 버스였고 한 여행사 앞에 우리를 내려줬다. 이미 국경을 넘었고 베트남에서 표 값을 지불했다. 혹시라도 이들이 프놈펜까지 가는 표를 씨엠립까지 간다고 속여 비싸게 팔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했다. 불안감에 여행사 직원에게 여러 번 물었다. 그들은 안심하라는 듯이 종이 한 장을 건네줬다.


프놈펜 여행사 앞에 내려줬다. 여기서 왼쪽에 보이는 툭툭이(?)를 타면 버스터미널에서 내려준다.


그리고는 오토바이(툭툭이?)를 타라고 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조금 달려 한 버스터미널 앞에 나를 내려줬다. 


캄보디아어로 써 있다. 출발지와 목적지를 나타내는것 같다.


여기서 씨엠립행 버스를 기다리면 됐다. 씨엠립행 버스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끼니를 해결했다. 캄보디아에서 첫 식사였는데 볶음밥을 먹었다. 먹고 나와 벤치에 앉아 기다리니 씨엠립으로가는 버스가 왔다. 제시간에 버스를 탔다.


버스터미널앞 주전부리 상인


씨엠립까지 가는 길이 꽤나 험난했다. 비포장 흙길을 달렸다. 해가지니 앞은 가로등 하나 없는 도로는 위험했다. 상행 차선, 하행 차선을 나누는 경계는 없었다. 서로 마주 보고 달려오는 차들이 부딪힐 것만 같았다. 비포장 흙길을 달리는 건 버스만이 아니었다. 트럭, 차, 오토바이 대부분의 교통수단이 이 길을 이용했다. 차가 지나가면서 생기는 흙 먼지가 버스 공기구멍을 통해 들어왔다. 숨을 쉴 때마다 흙 먼지가 같이 몸으로 들어왔다. 버스 안은 흙먼지 냄새로 가득 찼고 입으로 숨 쉬는 건 어려웠다. 마스크가 필요했다. 씨엠립까지 쭉 흙먼지 가득한 비포장길을 달렸다. 


오전 호치민에서 출발한 버스는 자정이 가까워서 씨엠립에 도착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숙소를 찾는 거였다. 버스가 내려준 곳에서 여행자 거리까지는 또 걸어야 했다. 여행자거리에서 떨어진 길엔 들개들이 많다. 조금 사나운 이 개들을 조심해야 했다. 지나가면 짖어대며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이 개들이 무서웠다. 동행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혼자서 이 길을 걷는다는 건 너무 위험한 일이었다.


여행자거리에 들어서면 숙소 찾는 건 일도 아니었다. 일단 흙먼지를 가득 마시고 하루 종일 버스와 씨름하느라 지쳐 있었다. 가장 먼저 보이는 숙소에 들어갔다. 예산에서 벗어난 가격이었다. 지금까지 지냈던 숙소와는 다르게 조금 더 고급(?)졌다. 예산에서 벗어난 가격이라지만 1달러 2달러 차이였다. 숙소 가격은 6달러였다. ( 예산은 하룻밤 4~5달러였고 더 저렴 할수록 좋았다.) 씻고 누움과 동시에 기억을 잃었다.


연말에 씨엠립에 도착하는 건 베트남에서 미리 계획해둔 일이었다. 1월1일 앙코르와트에서 해돋이를 보려고 마음먹었다. 신년을 아름다운 일출과 함께 시작하고 싶었다. 태어나서 한 번도 다른 나라에서 해를 마감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한 적이 없었기에 한껏 기대하고 있던 나였다. 꽤나 부지런을 떠는 타입이라 새벽녘에 일어나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설렘 가득 안고 캄보디아 여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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