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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와트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나야 했다. 어젯밤 섭외한 툭툭 기사가 4시 반에 숙소 앞으로 픽업을 오기로 했다. 4시 반이 지나도 툭툭 기사가 오지 않아 조금 걸어나가 보려고 했다. 새벽에 길거리에는 개들이 많다. 개들이 낮과는 전혀 다르다. 낮에는 더위에 지쳐 순진한 모습을 하고 있는 건지 새벽녘에 개들은 굉장히 공격적이고 사납다. 조금 걸어가 보려다 여러 마리 개들이 둘러싸는 바람에 숙소로 돌아왔다. 조금 더 기다리자 툭툭 기사가 왔다. 아마 내가 있는 숙소를 찾지 못해 헤맨  것 같다. 


앙코르와트로 향했다. 일출을 보기 위해선 반드시 전날 표를 끊어놔야 한다. 만약 표를 구매 해놓지 않았다면 매표소가 열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나는 3일권을 끊어놨기 때문에 문제없이 들어갈 수 있었다. 3일권이라고 해서 3일 연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건 아니다. 유효기간이 정해져있고 그 기간 안에 3번을 들어갈 수 있다. 들어갈 때마다 표시를 남겨준다. 이날 난 일출 1시간 전에 도착했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한 자리 선점이었다. 삼각대를 설치하고 돗자리를 펴놓고 자리를 맡아놨다. 새벽잠을 포기하고 일찍부터 나와있는 것 같았다. 어둠 속에서 앙코르와트는 몸을 숨기고 있었다. 달빛과 별빛만이 앙코르와트를 비추고 있었지만 거대한 모습을 드러내기엔 부족했다.


앙코르와트앙코르와트 일출


 어둠 속에서 조금 기다리자 하늘색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1시간 사이에 보랏빛으로 물들었다가 파란빛으로 물들었고 주황빛으로 변했다. 앙코르와트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사진가들이 바쁘게 셔터를 눌러댔다.  


앙코르와트앙코르와트 일출


해가 떠오르면서 앙코르와트의 웅장한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심장이 쿵쾅쿵쾅 반응하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의 기대감은 한층 더 높아졌다. 


앙코르와트앙코르와트 일출


마침내 해가 앙코르와트 위로 올라왔다. 해가 비추는 앙코르와트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웅장했고 경의로웠다. 왜 사람들이 일찍부터 새벽잠을 포기하며 나와 자리를 잡고 있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앙코르와트의 웅장한 모습이 대신했다. 앙코르와트는 호수를 거울삼아 자신을 비췄다. 수백 년간 앙코르와트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고 하루를 시작하며 자신을 지켰을 것이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비 아래에서도.


앙코르와트앙코르와트 일출


다양한 인종,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이 모습을 보기 위해 캄보디아를 찾는다. 앙코르와트는 사람들이 보존해야 하고 지켜야 하는 자산이 됐다. 앙코르와트를 이용해 더 이득을 취하려는 모습이 최근에 나타나고 있지만 이와는 별개로 우리는 여행자로서 보존하고 지켜야 하는 자산에 대해 문화적 가치를 존중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캄보디아의 상징 앙코르와트는 수백 년간 이 자리를 지켜왔고 앞으로도 이 자리를 계속해서 지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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